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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林, 이것이 禪이다~

출처: http://cafe.daum.net/golim

 

 

화두13: 향엄의 납월화소산(臘月火燒山)

 

향님에게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납의(衲衣아래의 일입니까?”

납월(臘月농력12)의 불이 산을 태운다.”

香林因僧問如何是衲衣下事師曰臘月火燒山

 

향림선사는 운문선사의 법을 이어서 한 마디를 토하면 반드시 한 구절에 세 가지 뜻을 모두 갖추었다고 하겠다따라서 이 구절을 살피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닌 것이다왜냐하면 이 화두를 누군가가 살피고 점검하는 말을 하기는 쉬워도 깊이 살피지 못한다면 틀림없이 동쪽 벽을 허물어 서쪽 벽을 보태거나 쇠를 끊고 못을 자르는 곳에서 앞을 탐하고 뒤를 잃는 처지를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한 스님이 향림선사에게 물었다.

무엇이 납의 아래의 일입니까?”

 

먼저 무엇이 납의(衲衣)인지부터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납의(衲衣)란 흔히 승려가 입는 옷내지는 가사를 의미한다그러나 그렇게만 알아서는 이 화두의 배경에 다가가는 것이 그저 밋밋할 뿐이다.납의(衲衣)의 본래 의미는 두타행(頭陀行)을 행하는 수행자가 세상 사람들이 쓸모없다고 버린 다 떨어진 똥걸레와 같은 천조각을 주어 바늘로 깁고 꿰매어 추위와 더위벌레 등을 막기 위해 입고 있는 (가사)옷을 가리킨다즉 여기에는 세상에서 가장 천하게 여기는 것으로 수행자의 집을 삼는다는 함축이 있는 것이다여기에서 두타(頭陀)란 곧 의복이나 음식거처에 대한 탐욕과 애착을 버리고 티끌번뇌를 없애는 고행적인 수행을 하는 것을 일컫는다.

무엇을 수행이라고 하는가수행(修行)이란 곧 닦는 것을 행한다는 말이다닦는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대비바사론(大毗婆沙論)에서는 말하다. “두루 닦기에 닦는다고 하고수없이 익히기에 닦는다고 하고몸에 베이게 하기에 닦는다고 하고배우기에 닦는다고 하고항상 깨끗하게 하기에 닦는다고 한다마땅히 알아야 할 것은 현재란 익히고 닦는 것이 나타난 것이고 미래란 닦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두타행으로는 주로 ‘12가지 두타행를 거론하는데곧 이러하다.

1. 인가를 멀리 한 조용한 곳에 머물고

2. 항상 걸식하며

3. 빈부를 가리지 않고 차례로 걸식하고

4. 하루에 한 번 먹으며

5. 절도를 지켜 과식하지 않으며

6. 오후에는 먹지 않으며

7. 헌 누더기 옷을 입으며

8. 옷은 3벌만 가지며

9. 묘지에 머물고

10. 나무 밑에 머물고

11. 빈 땅에 앉고

12. 항상 앉아 수행하고 눕지 않는 것입니다.

 

이러한 행을 한 분으로 특히 선()의 1대 조사인 가섭존자의 두타행이 유명하다.

왜 그는 구지 가난에 처했던 것일까그는 가난하지 않지만 항상 가난을 자처했던 것이다가난에 처하지 않으면 어찌 부처의 무량한 지혜를 담을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이것이 항상 가난한 자리를 지키는 이유이다저 납의(衲衣)라는 하나의 글자에는 이 모든 뜻을 담고 있다따라서 저 납의 속에는 경론율(經論律)의 이치를 갖추고 있고 격식 밖의 도리를 살피는 것이 모두 함축되어 있는 것이다우리는 흔히 이러한 납의를 걸친 자를 운수납자(雲水衲子)’라고 부른다.

그러나 여기에서 저 스님이 묻는 납의란 곧 한 걸음 더 나아가 향림선사의 깨달음의 경계를 묻고 있는 것이다. ‘납의 아래란 곧 가사 속의 몸을 가리키며 곧 가사를 걸치고 있는 자는 어떤 자인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향림선사는 말했다.

납월(臘月)의 불이 산을 태운다(臘月火燒山).”

 

납월에서 납()이란 동지(冬至후 셋째 술일(戌日)인 납일(臘日)에 백 가지 신에게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가 있고섣달(12)을 의미하고소금에 절인 고기를 뜻하고출생 후 7일째 되는 날을 가리킨다그리고 여기에서 월()이란 오늘날의 양력과 음력이 아닌 고대의 농력(農曆즉 농사를 짓는데 쓰는 달력즉 24절기로 이루어진 태양력을 말한다.

 

자 그렇다면 저 향림선사의 뜻은 결국 어디에 있는 것일까이것을 살피는 것이 곧 화두를 살피고 참구한다는 의미이다만약 저 말을 보통사람이 했다면 그 뜻이 그다지 깊지는 않을 것이다그러나 향림선사가 말했기에 그 뜻은 여래선조사선을 능히 품고도 남는 것이다이 화두를 어떤 눈으로 살피고 어떤 뜻으로 가늠해야 하는지는 각자에게 달렸다그러나 결국 가장 중요한 핵심 가운데 핵심은 화두란 절대로 스스로의 눈과 잣대로 가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반드시 저 화두를 던진 옛 사람의 눈으로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옛 선사들은 게송하였다.

 

납월에 산을 태움이여

만 가지 천 가지이다.

발돋움한 소나무의 학은 차갑고

눈 위에 서 있는 사람은 시리다.

달마도 회하지 못하니

크게 어렵고 크게 어렵다. (설두 현)

臘月燒山萬種千般

翹松鶴冷立雪人寒

達磨不會大難大難(雪竇顯)

 

납월에 산을 태움이여

특별한 땅에는 아무런 단서가 없으니

비단은 특별한 돌을 감싸고

쇠철은 진흙덩어리를 감싼다. (원오 근)

臘月燒山特地無端

錦包特石鐵裹泥團(圓悟勤)

 

향림의 납월에 불이 산을 태움이여

냉담한 가풍이 뒤로 물러남을 보라.

떠들썩함 속으로 가볍게 발걸음을 한다면

바야흐로 한 낮에 삼경을 칠 줄을 알리라. (백졸 등)

香林臘月火燒山冷淡家風退後看

鬧裏果然輕踏著方知日午打三更(百拙登)

 

향림의 납월에 불이 산을 태움이여

무쇠의 눈구리의 눈동자로도 보기 어렵다.

뇌후에서 일성(一星)을 가볍게 찍고

삼천리 밖에서 해골을 말린다. (졸암 광)

香林臘月火燒山鐵眼銅睛見亦難

腦後一星輕點著三千里外髑髏乾(拙菴光)

 

만약 여기에서 이 게송을 누군가가 살피고 점검하는 말을 하기는 쉬워도 깊이 살피지 못한다면 틀림없이 동쪽 벽을 허물어 서쪽 벽을 보태거나 쇠를 끊고 못을 자르는 곳에서 앞을 탐하고 뒤를 잃는 처지를 면치 못할 것이다.

여기에 대해 한 구절을 적는다.

 

누가 말했는가?

늙은 쥐가 소뿔(牛角)로 들어간다고

동행춘령(冬行春令)을 아는 자가 드무니

홀로 붉은 하늘을 걷는다.

 

고림선원에서 취산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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