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古林, 이것이 禪이다~

조회 수 59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용수불개전체현(龍袖拂開全體現)

 

하루는 마조도인이 백장(百丈) 시자를 데리고 산골 들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도중에 농사짓는 큰 저수지에서 놀던 오리떼가 인기척이 있으니 푸울 날아갔습니다.

이에 마조선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저기 날아가는 것이 무엇인고?”

“들오리입니다.”

“어디로 날아가는고?”

“저 산 너머로 날아갑니다.”

시자가 이렇게 답하자마자 마조선사께서 시자의 코를 잡아 비트니 시자가,

“아야!”라고 소리쳤습니다. 이에 마조선사께서

“어찌 날아갔으리오.” 하셨습니다.

볼 일을 다 보고 백장 시자가 마조선사를 모시고 절에 돌아와서는 자기가 거처하는 방문을 걸어잠그고,“마조도인이 ‘저 오리가 어디로 날아가는고?’하고 묻는데 ‘저 산 너머로 날아가고 있습니다.’하니 어째서 코를 비틀었는고?”

 

이 화두를 들고 용맹정진에 들어갔습니다. 일념삼매(一念三昧)에 들어 깊이 참구하다가 칠 일만에 화두를 타파하여 마조 조실스님 방 앞에 가서 말하기를,

“조실스님, 어제까지는 코가 아프더니 이제는 아프지 않습니다.” 하니 마조선사께서 다른 시자를 불러 운집종을 치게 하였습니다.

대중이 법당에 다 모여 좌정하고 있는데 마조선사께서 법상(法床)에 올라 좌정하고 계시는 차제에, 백장 시자가 들어와 예삼배를 올리고 나서는 절하는 배석자리를 걷어 둘둘 말아 어깨에 메고 법당을 나가버렸습니다. 이에 마조선사께서도 법상에서 내려와 조실방으로 돌아가 버리셨습니다.

백장시자가 배석자리를 말아 어깨에 메고 나간 뜻은 어디에 있으며, 또한 마조도인께서 즉시 법상에서 내려와 조실방으로 가신 뜻은 어디에 있습니까?

대중 가운데 답을 할 자 있습니까?

산승이 두 분의 거량처(擧量處)를 점검하여 대중에게 법의 공양을 베풀겠습니다.

 

용수불개전체현(龍袖拂開全體現)이요

수미도탁반공중(須彌倒卓半空中)이로다.

임금이 용상에 올라 소매를 잡아 여는데 전체가 드러남이요.

수미산이 반 허공중에 거꾸로 꽂힘이로다. (진제번역)

--------------------------------------------------------------------------------------------------------

※이상은 2012년 진제스님의 동안거 해제법문 가운데 일부를 그대로 옮겼다.

 

취산: 첫 구절을 보는 순간 내가 지금사람에게 허물을 범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파도처럼 일어났다. 만약 그렇다면 마땅히 향을 사루고 참회해야 하리라. 그러나 두 번째 구절을 보는 순간 도리어 더 큰 의심으로 바뀌었다.

어째서 그러한가?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두 구절은 성철스님이 <돈오입도요문론>을 강설하면서 한 코멘트이기도 하다.

용수불개전체현(龍袖拂開全體現)이요

수미도탁반공중(須彌倒卓半空中)이로다.

곤룡포(袞龍袍) 소매를 떨치니 전체가 드러나고

수미산이 반공중에 거꾸로 꽂힘이로다. (성철번역)

 

저 두 분은 이것에 대해서 심혈을 기울어서 살폈음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두사미인 것을 어찌하랴. 어째서 그러한가?

첫 번째 구절은 그대로 초절(超絶)을 이루었으니 누가 감히 입을 대겠는가? 진제스님과 성철스님이 만약에 참으로 작가여서 저러한 구절을 스스로 뽑아낸 것이라면 한국의 선이 참으로 눈부시다고 하리라. 그러나 이것은 원래 옛 사람의 구절이다. 원문이 번역을 거치면서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龍袖拂開全體現

 

저 ‘용수불(龍袖拂)’이라는 구절에서 저마다는 각자의 견처를 여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사실 ‘곤룡포’라고 한 것과 ‘용상’이라고 한 것에는 큰 차이가 없다. 진제스님은 ‘임금이 용상에 올라 소매를 잡아 여는데’라고 번역하였는데, 어쩌면 ‘용상’을 곧 ‘구중궁궐’로 비유하였을지도 모른다.

왜 그런 말을 하는가?

언젠가 진제스님에게 누군가 물었다.

“무엇이 주인 가운데 주인입니까?”

“구중궁궐에 앉으니 일천부처님도 보기가 어려움이로다.”

 

구중궁궐에 앉는 자는 곧 왕이다. 모두가 석가세존을 법왕이라고 하는데, 어째서 일천부처님도 보기가 어렵다고 했을까? 나라면 오히려 꽃을 다투는 저자거리를 가로질러가는 늙은이가 있다고 했으리라.

 

저 수산선사가 용수불개전체현(龍袖拂開全體現)라고 한 것은 저 백장스님이 소매를 털고 법당의 문을 나서는 것을 그대로 비유한 것도 아니라고 하겠다.

저 ‘왕의 곤룡포’에 비춘다면 어찌 스스로의 경계를 드러내는 일이 아니리오. 그러나 옛 사람의 구절을 제대로 살피기 위해서는 지금의 자리에서 살피는 것이 아니라 몸소 저 옛 사람에 동참해야 비로소 좋은 탁마와 점검을 이루리라.

나 취산이라면 이렇게 번역하겠다.

 

용수불개전체현

龍袖拂開全體現

용이 소매를 떨쳐서는 전체가 드러난다. (취산번역)

 

송나라 시대에 분양(汾陽)스님이 수산(首山)선사에게 물었다.

“백장이 좌복을 말고서 나간 뜻이 무엇입니까?”

“용수불개천제현(龍袖拂開全體現)이다.”

“모르겠습니다. 선사의 뜻은 어떠합니까?”

“상왕(象王)이 가는 곳에 여우의 자취가 끊긴다.”

분양은 여기에서 살피는 것이 있었다.

절을 하고 일어나서는 말했다.

“만고벽담(萬古碧潭: 태고의 푸른 못)에 (비친) 공계월(空界月: 허공의 달)을

두세 차례 건져보고서야 비로소 알았다.”

師問首山。百丈卷席。意旨如何。

山云。龍袖拂開全體現。

師云。未審師意如何。

山云。象王行處絕狐蹤。

師因此有省。拜起曰。萬古碧潭空界月。再三撈摝始應知。

 

취산: 여기에서 용(龍)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두 번째 구절의 상왕(象王)의 왕(王) 자(字)에 근거해서 ‘곤룡포’ 내지는 ‘용상’이라는 단어를 끄집어내는 것은 온전히 스스로의 경계를 드러내는 일일 뿐이다.

나 역시 나의 경계에서 말한다면 이러하다.

여기에서 ‘용수불개(龍袖拂開)’란 곧 마치 용이 손으로 구름을 한 차례 휘저어서 구름을 말끔하게 걷어내고서 하늘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어째서 왕의 의미로 보지 않는가? 이것은 훗날 백장의 법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백장화상이 법문을 하였는데, 한 노인이 항상 대중을 따라서 법문을 듣고 대중이 물러나면 노인도 역시 물러났다. 그런데 어느 날은 물러나지 않았다.

백장스님이 마침내 물었다.

“얼굴 앞에 서 있는 자는 누구인가?”

노인이 말했다.

“네, 저는 사람이 아닙니다. 과거 가섭부처 시대에 일찍이 이 산에 머물었는데, 어떤 학인이 묻기를, ‘큰 수행을 한 사람(大修行底人)도 인과에 떨어집니까?’ 저는 대답하기를,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백생(五百生)을 여우의 몸에 떨어졌습니다. 지금 화상께서는 대신 일전어(一轉語)를 하시어 여우의 몸을 벗게 해주실 것을 청합니다.” 백장스님이 말했다.

“인과에 어둡지 않다.”

노인이 그 말에서 대오(大悟)하고는 예를 갖추고 말했다.

“저는 이미 여우의 몸을 벗었습니다. 뒷산에 머물고 있는데, 화상께서는 죽은 스님을 장례하는 것처럼 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백장스님은 유나로 하여금 백추를 치게 하고 대중에게 알렸다.

“식후에 죽은 스님의 다비가 있다.”

대중스님은 의논하며 말했다.

“모든 대중들이 편안하고 열반당(涅槃堂)에는 아픈 사람이 없는데, 무슨 일인가?”

식후에 그저 스님께서는 대중을 거느리고 뒷산 바위아래에 이르러서 주장자로 한 마리 죽은 여우를 들추어서 화장의식을 하였다.

百丈和尚。凡參次有一老人。常隨眾聽法。眾人退老人亦退。忽一日不退。師遂問。面前立者復是何人。老人云。諾某甲非人也。於過去迦葉佛時。曾住此山。因學人問。大修行底人還落因果。也無。某甲對云。不落因果。五百生墮野狐身。今請和尚。代一轉語貴。脫野狐遂問。大修行底人還落因果。也無。師云。不昧因果。老人於言下大悟。作禮云。某甲已脫野狐身。住在山後。敢告和尚。乞依亡僧事例。師令無維那白槌告眾。食後送亡僧。大眾言議。一眾皆安涅槃堂。又無人病。何故如是。食後只見師領眾。至山後巖下。以杖挑出一死野狐。乃依火葬。

 

백장이 저녁에 상당하여 이 인연을 들어서 말했다.

그러자 황벽이 곧 물었다.

“옛 사람이 일전어(一轉語)를 잘못 대답하여 오백생을 여우의 몸에 떨어졌는데, 굴리고 굴리는데 잘못이 없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백장이 말했다.

“가까이 오라. 그대에게 말해주겠다.”

황벽이 곧 앞으로 가까이 오더니 (백장의) 뺨을 한차례 때렸다.

백장이 박수를 치며 웃으며 말했다.

“오랑캐 수염이 붉다고 말하려고 했더니 다시 붉은 수염 오랑캐가 있었구나.”

師至晚上堂。舉前因緣。黃蘗便問。古人錯祇對一轉語。墮五百生野狐身。轉轉不錯。合作箇甚麼。師云。近前來與伊道。黃蘗遂近前。與師一掌。師拍手笑云。將謂。胡鬚赤更有赤鬚胡。

 

바로 여기에서 저 황벽스님과 같은 자가 용(龍)인 것이다. 저 용이 소매를 펼쳤다는 것은 곧 황벽스님이 당시에 백장의 뺨을 올려붙인 것과 매우 흡사하다. 바로 이러한 안목에 나아가서야 비로소 전체가 드러나는 것이다.

당시에 분양스님은 여기에서 알아차리지 못하였기에 수산선사에게 다시 말해줄 것을 청하였다.

그러자 수산선사가 말했다.

“상왕(象王)이 가는 곳에 여우의 자취가 끊긴다(象王行處絕狐蹤).”

 

여기에서 상왕(象王)이란 능히 강물에 휩쓸리지 않고 당당하게 강물을 가로질러가는 저 용상(龍象) 즉 코끼리 가운데에서도 출중한 코끼리에 비추었다고 하겠다.

여우의 자취가 끊기었다는 것은 곧 저 백장야호의 늙은이가 여기에 이러서는 끝내 더듬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시에 백장스님이 좌복을 말고서 곧장 문을 박차고 나갔다고 해도 어찌 곧장 전체를 드러낼 수 있었으리오.

그렇기 때문에 다시 여러 해가 지난 뒤에 다시 마조대사를 참례하여 ‘즉차용이차용(卽此用離此用)’을 물었던 것이다.

 

성철스님과 진제스님은 여기에 나란히 다시 두 번째 구절을 붙였다.

 

수미도탁반공중(須彌倒卓半空中).

 

분양(汾陽)선사의 게송에 이런 구절이 있다.

 

금강보검이 가장 빼어나고 당당하여서

한 차례의 할에 능히 만 장의 봉우리를 꺾는다.

온 누리에 건곤이 모두 빛을 잃고

수미(須彌)가 공중에서 뒤집어진다.

金剛寶劍最威雄。一喝能摧萬仞峰。遍界乾坤皆失色。須彌倒卓半空中。

 

만장의 봉우리를 꺾는다고 한 것과 수미가 공중에서 뒤집어진다고 한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겠다.

여기에 대해서 딱 한 구절로 일러보라고 한다면 이렇게 말하겠다.

단두선자(斷頭船子)가 십만 냥을 허리에 차고서 양주(揚州)에 오른다.

 

용수불개전체현(龍袖拂開全體現)이요

수미도탁반공중(須彌倒卓半空中)이로다.

 

두 구절을 나란히 붙여놓은 것은 그다지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다.

나라면 오히려 ‘수미도탁반공중(須彌倒卓半空中) 용수불개전체현(龍袖拂開全體現)’이라고 했으리라.

 

취산쓰다. 2015.05.14

 

?

취모검

글: 취산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글쓴이 최근 수정일
24 어째서 禪의 구절을 저마다 다르게 번역하는가? 2017.05.31 취산 2017.06.21
23 법신을 꿰뚫은 구절에 대한 댸혜종고와 성철스님의 견해 차이 2016.07.21 취산 2017.06.21
22 화두는 하나의 덩어리이다 2015.08.27 취산 2015.08.28
21 산은 산 물은 물 2015.08.15 취산 2015.08.15
20 임제의 무위진인(無位眞人) 2015.07.26 취산 2015.07.26
19 성철스님의 염화미소 2015.07.22 취산 2015.07.26
18 진제스님의 염치없는 중 3 2015.07.18 취산 2017.09.05
17 협산의 경계 2015.07.12 취산 2015.07.14
16 물을 뜨니 달이 손에 있다 2015.06.21 취산 2015.06.29
15 향엄상수화 2 2015.05.29 취산 2015.06.04
14 조주의 차를 마시라 4 2015.05.28 취산 2016.02.15
» 용수불개전체현(龍袖拂開全體 2015.05.14 취산 2015.05.14
12 태고보우에게 법을 전하다 2015.05.10 취산 2015.05.10
11 노파소암에 대한 점검2 2015.04.20 운영자 2015.05.03
10 노파소암(老婆燒庵)에 대한 점검1 1 2015.04.20 운영자 2018.08.05
9 방거사, 대매를 만나다 2015.04.20 운영자 2015.04.25
8 즉심즉불 그리고 평상심2 2015.04.20 운영자 2015.04.25
7 즉심즉불 그리고 평상심1 2015.04.20 운영자 2015.04.25
6 성철스님의 말후구를 살피다 3 2015.04.20 운영자 2018.02.11
5 백장의 들오리2 2015.04.20 운영자 2015.04.2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